고치현(高知県)에서 최고의 아침을 찾자

일본 특유의 모닝 세트 문화를 체험하는 여행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아침 식사의 선택지가 비슷하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호텔 조식 뷔페는 편리하지만 지역마다의 차별성이 없고, 편의점에서 때우는 아침 식사는 그 지역만의 개성과 음식을 담아 내기에는 부족합니다.
지역만의 특색과 사람들의 일상 그리고 맛집까지 제대로 즐기며 아침 식사를 하고 싶다면 바로 시코쿠 고치현이 최적의 여행지가 될 것입니다.

시간에 늘 쫓겨야 하는 대도시과 달리, 고치현의 아침은 한가롭고 여유롭게 시작됩니다. 고치현에서 아침 식사는 단순히 한 끼의 식사가 아니라, 이웃과 함께하기, 편안한 휴식 시간, 그리고 하루의 시작을 천천히 음미하는 하나의 의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중심에 자리잡은 것이 바로 모닝 세트 문화인 것입니다.

다른 곳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모닝 세트

모닝 세트란 토스트, 달걀, 샐러드, 커피 등이 세트로 구성된 일본 특유의 아침 식사 스타일을 말합니다.
이 모닝 세트 문화는 쇼와 시대(1926-1989)에 크게 유행한 킷사텐(카페) 문화에서 시작됐으며, 오늘날 일본에서도 이 문화를 찾아보기 힘들지만, 고치현에서는 여전히 활기차게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고치현은 인구 대비 카페(켓사텐) 수가 가장 많은 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치현의 카페는 단순히 식사를 하는 장소가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모여 안부를 묻고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사교의 공간인 것입니다. 여행자에게는 고치 사람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특별한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모든 카페는 서로 다른 분위기를 지나고 있으며, 메뉴 또한 합리적인 가격에 개성적입니다. 그렇지만, 어느 카페를 가든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따뜻하고 정성스럽게 손님을 맞이해 준다는 것입니다.
고치현에서 특히 매력적인 아침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세 지역을 소개하겠습니다.

1. 고치시(高知市): 고치현 중심부에서 즐기는 다채로운 모닝 세트

고치시는 카페 문화가 활발한 곳으로, 카페마다 개성이 담긴 모닝 세트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데포(デポー)”라는 카페는 오랫동안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받아 온 인기 카페입니다. 두툼한 토스트와 베이컨, 달걀, 신선한 샐러드, 요거트, 스프, 과일 그리고 커피까지 갖춘 일종의 고치식 코스 모닝 세트를 제공하여 관광객은 물론 지역 직장인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손님들은 신문을 읽거나, 이야기를 나누며 저마다 본인만의 다른 아침을 즐깁니다. 오전 8시에는 이미 만석이 되는 경우도 많지만, 급하게 먹고 떠나는 공간이 아니라,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장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고치시 시내의 또 다른 명소, “메피스토펠레스(メフィストフェレス)”. 벽돌로 지어진 외관과 유럽풍의 중후한 인테리어를 갖춘 이곳은 50년 전부터 사이펀 커피와 그라탕 등의 서양식 요리를 제공해 왔습니다. 은은한 불빛, 신비스럽기까지 한 분위기에서 그 공간에 있는 것 만으로도 색다른 매력을 느끼실 겁니다. 모닝 메뉴 또한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세트, 소식좌들을 위한 캐주얼 세트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메피스토펠레스에서 제공하는 것은 “그 곳의 공기”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 메피스토펠레스를 운영하는 현대기업사는 고치현 내에서 영국풍 정원 카페를 시작으로 각기 다른 개성의 15개의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카페들은 서로 다른 세계관을 지니고 있으며, 음식과 커피뿐 아니라 공간 자체를 즐길 수 있다는 매력이 있습니다. 고치의 카페들은 커피와 식사뿐 아니라, “분위기 좋은 카페”에도 가치를 두며, 방문자들에게 오랜 여운을 남기는 아침시간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치시에는 지역 식자재를 고집하는 카페나 아침부터 파스타나 카레 같은 서양 요리를 푸짐하게 맛볼 수 있는 카페 등, 다양한 카페들이 있습니다.
이렇듯, 고치 사람들의 일상 속에는 언제나 모닝 문화가 함께 자리 잡고 있는 것입니다.

2. 시만토시(四万十市): 추억의 맛 “설탕 토스트”

고치현의 남서부, 맑은 시만토 강이 가로지르는 하타(幡多)지역(시만토市, 스크모市)에는 쇼와 시대의 향수을 머금은 “달달한 토스트”가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버터를 듬뿍 바른 식빵 위에 굵은 설탕을 아낌없이 뿌린 토스트. 이 토스트는 설탕이 귀하던 시절은 물론,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시만토시에 위치한 오래된 카페 “로뽄기(六本木)”에서는 지금도 이런 레트로 풍 설탕 토스트를 간판 메뉴로 선보이고 있으며, 된장국&반찬 세트도 준비되어 있어, 동서양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유니크 한 모닝 세트를 맛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맛의 문화가 어우러진 경험은 호텔 뷔페에서는 좀처럼 맛볼 수 없는 특별한 체험입니다. 심플한 식사 안에 그 지역의 기억과 역사가 깊이 숨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 이노정(いの町): 도사 일본 전통종이 공예촌 QRAUD

자연 속 강물의 흐름을 벗 삼아 아침을 맞이하고 싶다면, 고치현 이노정에 위치한“도사 일본 전통종이 공예촌 QRAUD”
를 추천합니다.
맑고 투명한 니요도가와 강가에 자리한 이곳은 숙박까지 가능하며 특별한 아침 식사 식간을 경험할 수 있는 토사 전통 화지 공방입니다. 품격 있는 객실에서 하룻밤을 보낸 손님들을 특별한 조식이 맞이해 줍니다.

흐르는 강물 소리를 들으며 야외에서 조식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드는 아침 햇살, 은은하게 퍼지는 커피 향, 신선한 주스, 그리고 입안 가득 베어 무는 샌드위치. 이런 풍경 속의 아침식사는 단순히 음식의 맛을 즐기는 것 이상의 특별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강물 소리, 나무 냄새, 산들 바람에 둘러싸여 즐기는 아침 식사, 오감으로 만끽하는 “슬로 여행”은 바로 이 곳에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고치의 모닝 문화가 소중한 이유

고치의 모닝 문화를 특별하게 하는 것은 음식의 맛 자체만은 아닙니다. 빠름과 편리함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오늘 날, 정성스럽게 준비된 모닝 세트 앞에 차분히 앉아 마주하는 행위는 오히려 혁신적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때로는 따뜻한 위로의 시간이 됩니다. 속도를 늦추고 자신과 주위를 다시 연결하며, 하루를 의식적으로 시작하는 시간. 그것이야 말로 고치의 모닝 문화가 추구하는 가치입니다. 도사 일본 전통종이 공예촌 QRAUD 에서의 일본식 아침 식사처럼 고요함 속에 의도적으로 천천히 흘려보내는 시간은 카페의 분위기, 느릿한 대화의 흐름, 정성스레 내려지는 한 잔의 커피에 잘 나타나, 특별한 아침 풍경을 완성합니다. 고치의 모든 카페들은 저마다의 개성이 있지만, 고치의 삶을 상징하는 “따뜻한 손님 맞이”와 “함께 어울리기”에 가치를 둔다는 것은 모든 카페들의 공통점입니다.

여행자에게 이 문화를 경험한다는 것은 단순히 식사를 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고치 사람들의 일상을 함께하며, 그들이 어떻게 하루를 시작하는지를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그 과정 속에서 자신만의 리듬을 발견하는 것. 이는 관광 가이드 북에는 실리지 않는, 고치현의 영혼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기회입니다.

여러분이 고치에서 맞이할 아침은 어떤 하루일까요?

고치의 모닝 세트는 단순한 아침 식사가 아닙니다. 그것은 “여유로운 휴식 시간”이며 “만남”일 수도 있고, “뜻밖의 기쁨”이 되기도 합니다.
추억의 설탕 토스트, 자연 속에서 즐기는 강가의 아침 식사, 푸짐한 요리 한 접시, 이 모든 것은 고치의 이야기이자, 고치 사람들이 삶, 그리고 고치현의 역사와 가치관입니다.

고치의 모닝 문화는 아침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하루 종일 영업하는 카페도 많이 있습니다. 주말이면 친구들과 함께 브런치 코스를 즐기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이러한 고치의 모닝 문화 안에서 모든 하루를 든든하고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 소개한 카페 외에도, 고치현에는 개성 넘치는 카페가 수없이 많이 있습니다. 동네 분위기와 점주의 개성이 돋보이는 다양한 아침 식사가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고치현을 찾아오게 된다면, 이른 아침 호텔 밖으로 나가서 동네 카페의 문을 열어 보세요. 한 잔의 커피와 함께 평화롭고 고요한 아침에 몸을 맡겨 보시 길 바랍니다. 그 시간이야 말로 언제까지나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추억이 되어줄 것입니다.